1966년 전북 장수 출생. 1994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바람의 서쪽』 『산벚나무의 저녁』 등이 있음. damsan@hanmail.net
8월의 식사
SBS 8시 뉴스
살모사도 밥을 먹느라고 벼포기 사이에서 뜸부기 둥지로 머리를 내민다. 내가 머리를 숙여 밥숟가락을 입 안에 밀어넣듯이 그 역시 일곱 개의 알록달록한 뜸부기 알을 향해 입을 벌린다. 숟가락 없는 그의 식사가 둥글다. 머리가 푸른 지구처럼 둥글다. 8월의 깊숙한 내장이 말복의 무논을 통째로 삼켰다. 내장이 밥을 삼키는지 밥이 내장을 삼키는지 축 늘어져서 꾸먹꾸먹 엎드려 있다. 어미 뜸부기가 이제 곧 벼포기를 헤치고 달려와서 대가리를 쪼더라도 들판을 덜퍽 삼켰으니 들판이 저를 다 삭일 때까지 움쩍할 수 없다. 8월의 들판이 빵그랗게 배가 불러서 푸른 눈알을 뒤룩거리고, 하늘은 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