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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남호 金南鎬
1961년 경남 하동 출생. 2005년 『시작』으로 등단. 시집으로 『링 위의 돼지』 『고래의 편두통』이 있음. knamo77@daum.net
쓰레기통 옆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 아버지는 그렇게 임종연습을 하고 / 마침내 시간에 맞춰 임종을 하고 / 201호로 달려가던 국화화환이 죄송합니다! 301호로 달려가고 / 오후 2시를 막 지나던 시계는 뎅, 한번만 울려주고 / 이미 오래전에 아버지가 된 형들은 아버지 영정 앞에 일렬로 늘어서서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 웃음만이 아니라는데 왜 이리 웃음이 클클클 흘러내리지요? / 흐르지 말아야 할 것들은 기어이 구두코에 흘러서 지린내 나는 무지개를 반짝 띄우고 / 무지개장례식장 바람 부는 쓰레기통 옆에서 아버지돌아가심어서안오고뭐하심 문자를 보내고 /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달아난 내 누이는 문자마저 꼭꼭 씹어버리고
고추잠자리라고 부를까?
급하게 벗어던진
꽃무늬 팬티도 아니고
맞을수록 어긋나는
회초리 자국도 아니고
발기한 지렁이도
풀 죽은 티라노사우루스도 아니고
얼레리꼴레리
꼴릴 대로 꼴려서
제 대가리에
제 성기를 쑤셔박으며
피 터지게 불꽃놀이 하는
저 아찔한 흘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