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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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李永光

1965년 경북 의성 출생. 199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직선 위에서 떨다』 『아픈 천국』 『나무는 간다』 등이 있음. leeglor@hanmail.net

 

 

 

살아나고 있다

 

 

마음의 성기로 간음한 것도 간음이라면

마음의 칼로 죽인 것도 죽임이라면

살 수 있나?

 

두려운 쾌락과 뜨겁던 살의가 격랑같이

지나갔지 않나

느꼈지 않나

간음에 간음당하고

죽임에 죽임당하지 않았나

 

생각으로 간음한 건 간음이 아니고

생각으로 죽인 건 죽임이 아니라면,

아니고

아니고

아니라면,

살 수 있겠나?

 

생각해버린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

 

살 수 있나?

살 수 있다

인간은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이다 인간은

 

전쟁을 배고 태어난

죽을 듯한 평화로서,

살아 있지 않지만

살 수 있다

 

관뚜껑을 안에서 밀듯

한모금 또 한모금,

살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