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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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 金根

1973년 전북 고창 출생.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뱀소년의 외출』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당신이 어두운 세수를 할 때』 등이 있음. hartani@naver.com

 

 

 

밤의 버스는 달리고

 

 

내가 나를 보는데, 어린아이가 빠져 죽은 늪이 생겨나고, 밤의 버스는 제멋대로 달리고, 꿈속에서건 꿈 밖에서건, 개들이 흘레를 붙는지, 지루한 안개 속에서, 웅성거리는 나무들, 빠져 죽은, 어린아이를 모르는, 어린아이는 나무 뒤로 숨고, 있는 것들의 그림자 쪽으로, 자꾸 제 그림자를 잃어버리는, 없는 것들,의 어미, 어미는, 축축하고 차갑고, 보이지 않는 우물, 그 우물 바닥에서 산다고 전해지는, 종족들은 종적을 감추고, 나무 뒤에 숨은, 어린아이는 빠져 죽은, 어린아이에게 금방 들키고, 어린아이가 어린아이를 보는데, 오래전인 듯 방금 전인 듯, 늪은 생겨나고, 제멋대로 밤의 버스는 달리고, 껌벅이는 눈동자, 지루한 안개 속에서 웅성거리는, 있는 것들의 그림자, 나무들, 흘레를 붙는지, 없는 것들,의 어미, 보이지 않는, 종족들은 종적을 감추고, 피부 위로 옴처럼 돋아나는 얼굴들,의 껌벅이는 눈동자, 우툴두툴, 가려운, 꿈속에서건 꿈 밖에서건, 늪으로, 어린아이는 빠져 죽고, 모르는, 나무 뒤에, 어린아이는, 숨고, 가려운, 없는 것들은 그림자를 잃어버리고, 우물, 보이지 않고, 어미는, 보는데, 내가 나를, 축축하고 차갑고, 밤의 버스는 달리고 제멋대로, 나무들, 웅성거리는, 안개 속에서, 내가 나를 보고도, 오래전인 듯 방금 전인 듯, 있는 것들의 그림자 쪽으로, 흘레를 붙는지, 피부 위로, 빠져 죽고, 돋아나는, 개들이, 나를, 보는데, 지루한, 옴처럼, 껌벅이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