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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송경동 宋竟東
1967년 전남 벌교 출생. 200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꿀잠』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등이 있음. umokin@hanmail.net
엄니의 설
우두커니 앉아
연속극 두편 보고 나니
어둠이 집 보러 온 사람들처럼
집 안 이곳저곳에 깃들어 있다
밥 먹을라요. 안 먹을라네
길도 먼데 오지 마라
살기도 힘든데
명절이 다 뭐다냐
아부지도 아프고 나도 몸이 안 좋아
이번 명절은 그냥 쉬었으면 좋겄다
집 밖엔
지난여름엔 무성했으나
이젠 모두 헐벗은
겨울나무 한그루만
덩그러니 와 서 있다
요 앞 점빵에 가
막걸리나 한병 사 올께라
싸게 갔다 올랑께
어디 가지 말고
꼭 여기 있으시오이
내가 갈 데가 어딨당가
그래도 자꾸 꿈마다
당신이 어딜 가버리고 없어
울다 잠이 깬단 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