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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영민 高榮敏
1968년 충남 서산 출생. 2002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악어』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 『구구』 등이 있음. amond000@hanmail.net
옥상
길옆 풀숲에 구두 한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어디로 뛰어내린 걸까, 여자는
발밑을 내려다본다
까마득하다
누가 등 뒤에서 밀었을까
저녁햇살에 어깨 기운 그림자가
난간 위에 선다
맨발의 여자가
머리가 깨진 채
마른 바닥에 쓰러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