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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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리 張承里

1974년 서울 출생. 2002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습관성 겨울』 『무표정』 『반과거』 등이 있음.

 

 

 

난코스

 

 

손을 너무 씻어서

지은 죄가 많아서

죽고 나서도 나는 바로

손을 씻을 거 같아

씻지 않아도 되는 곳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산다는 것은 범죄의 이면

공포심 때문에 희망을 체계화하고

 

씻을수록 더러워지는 곳에서

매뉴얼은 사랑이야

삶을 뺀 사랑

순도 백의 사랑

그러니 제발

매뉴얼대로 나를

 

하지만 결함과 진실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양변기 속에

밥이 말아진 꿈이라니

포복절도 후에는 대성통곡

흠 없는 헛발질을 위해선

연습 또 연습이

필요하니까

 

* 2, 4연—클라리시 리스펙토르 『G.H.에 따른 수난』 참조 및 인용.

 

 

 

누 떼

 

 

네 죽음이 방패가 되어

 

건너는 강

 

슬픔이 묻는다

 

無는

 

 

전멸을 두려워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