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부 李盛夫

1942년 전남 광주 출생. 1962년 『현대문학』,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이성부 시집』 『우리들의 양식』 『백제행』 『전야』 『지리산』 등이 있음.

 

 

부끄럽게

내가 걷는 백두대간 105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늙은 소나무가

뒷짐지고 서서 나를 불러세운다

천만년 참아온 바위의 속내를 읽었는지

나에게 무슨 말 던져 깨우치려는지

그 까닭 잘 듣고 싶어

나도 이녁 그늘에 앉아 땀닦고 귀를 기울인다

꿈적도 않는 바위 숨죽이고 엎드려 있지만

저 깊은 곳에서부터 오는 가벼운 떨림을 나도 감지한다

늙은 소나무는 불그레한 몸뚱어리 거칠게 용틀임하므로

내가 오줌 마려운 소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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