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백욱인 白旭寅

서울산업대 교수, 사회학

 

 

책의 종말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노르베르트 볼츠 『구텐베르크-은하계의 끝에서』, 문학과지성사 2000

 

 

최근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에 관한 수많은 논의가 쏟아져나왔지만 정작 그 핵심을 시원하게 파헤치는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많은 논의가 근거 없는 장밋빛 유토피아를 그려내거나 도덕주의자의 푸념을 넘어서지 못한다. 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밝혀내고 미디어와 인간의 인터페이스(만남)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가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는 매우 드문 형편이다.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인터넷을 포함한 뉴미디어가 우리의 생활에 끼칠 영향을 기술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거나, 그것의 빛과 그림자를 가르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정책적인 틀에서 제시하는 수준을 맴돈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으로는 사람들의 감각체험이나 지각에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는가를 밝혀내지 못한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의 철학이 필요하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특성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기껏해야 멀티미디어나 쌍방향성을 들먹이는 정도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나 깊이있는 분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노르베르트 볼츠(Norbert Bolz)

저자의 다른 글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