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곽형덕 『김사량과 일제 말 식민지 문학』, 소명출판 2017

‘두개의 혀’가 던지는 질문들

 

 

장세진 張世眞

한림대 한림과학원 HK교수 sesame@hallym.ac.kr

 

 

177_454지금은 많이 잊혔지만, 1998년은 영어 공용어화 논쟁이 뜨거웠던 해다. 개인적인 기억일지 몰라도, 이 논쟁은 공용어화를 지지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 모두 당장이라도 공용어화가 시행될 것만 같은 어떤 절박함의 뉘앙스를 띠고 있었다. 약 20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시점에서 상황은 훨씬 또렷하게 보인다. 이 논쟁은 1990년대 중반 김영삼정권 내내 요란하게 선전된 “세계화”라는 막연한 구호가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에 하나둘 그 ‘실체’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한국인들의 일터와 학교에서 마치 주문(呪文)처럼 외워졌던, 저 ‘글로벌스탠더드’의 조속한 실현을 위한 집단적 초조와 강박의 정념들이 이 논쟁에 어떤 식으로든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