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과학기술은 물론 교육과 학문까지도 생산적이고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보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그래서 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학문만이 지원을 받는 산학(産學)일방으로 온 나라가 치닫고 있는 듯하다. 실사구시(實事求是)라는 실학정신의 발로라면 이는 더욱 권장해야 마땅하겠지만, 단지 피상적이고 근시안적인 사고의 극단으로만 달리는 것은 아닐까?
과학과 기술에 대한 올바른 관점은 무엇인가? 과학은 객관적 진리의 탐구이고, 기술은 실용적인 생산수단이요 경제의 밑받침이라는 소박한 생각만으로 충분한가? 바로 이런 단순한 사고가 산학일방의 세태를 불러온 것은 아닌가? 과학과 기술, 나아가 학문일반과 교육정책은 깊이있는 철학과 문명사적 안목을 가진 지성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는 과학기술의 내용은 물론, 문명사, 철학 나아가 종교의 관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