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양요환 梁堯煥

신천연합병원 원장

 

 

시대의 꿈과 아픔을 안고 살다 간 사람

제정구를 생각하는 모임 『가짐 없는 큰 자유』, 학고재 2000

 

 

새천년 벽두 2월 9일, 프레스쎈터에서는 한 정치인의 1주기 추모식과 더불어 그의 자전적 기록인 『가짐 없는 큰 자유』의 출간기념회가 열렸다. 고인이 정치가로서 산 삶은 길지 않았지만 그의 신선한 의정활동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총선 직전의 분위기 탓이었는지 수많은 거물 정치인들이 운집하여 주최측도 놀라는 성황을 이루었다. 그러나 정작 추모식의 백미는 그의 생애와 빛깔에 어울리는 당대 예술인들의 진정 어린 참여와 연주로 인한 숙연한 감동의 물결이었다. 황지우(黃芝雨)의 추모시 낭독에 이어 화가 신학철(申鶴澈)·이종구(李鍾九)의 초상화 증정, 김영동(金永東)의 연주 그리고 춤과 북, 마지막으로 그를 위해 특별히 지었다는 장사익의 애간장이 녹아나는 추모노래 등은 고인의 생애를 풀어낸 한바탕의 서사극이었다.

과연 제정구(諸廷坵)가 누구기에 그토록 절절한 애도가 이어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