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지속 가능한 환경, 책임수산물 생산과 어촌사회

 

 

김경원 金敬源

남도자연생태연구소 소장, 환경생태학 박사.

kyungwon.sea@gmail.com

박선영 朴宣影

남도자연생태연구소 대표, 국제정치학 박사수료.

sunyoungpark2050@gmail.com

 

 

1. 육지의 끝 바다의 시작, 지금 어촌 이야기

 

‘인구절벽’ ‘지역소멸’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린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남쪽 바닷가에는 어촌으로 돌아왔거나 어촌을 떠나지 않고 살면서 세명 이상의 아이들을 키우는 젊은 부부들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앞으로 20~30년 이상 이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젊은 부부들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했으며 환경 문제에 대한 의식도 높은 편이다. 이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고 고향에 계속 머물며 바다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제 막 어촌에 정착한 이들은 자녀 세대와 더불어 앞으로 바다를 기반으로 살아갈 새로운 세대의 시작으로 보인다. 최근 10여년간 어촌으로 돌아온 40~50대 또한 적지 않다. 더 나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서, 또는 좀더 여유로운 삶을 바라고 도시를 떠나온 사람들일 것이다. 여전히 부모 세대가 바다에서 일하고 있다면 어민의 직계자손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그러나 대부분 아들에게만 허락된다—‘어촌계 면허’라는 공유자원 이용 권리를 양도받아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상황이 좋은 경우 부모가 일궈놓은 규모화된 양식업을 물려받아 제법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이들은 어촌이라는 주변부 삶으로 밀려났다기보다 오히려 어촌으로 돌아와 성공한 삶을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해양환경의 빠른 변화는 어업에 기대어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긴장과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는 어촌에서도 ‘기후변화’ ‘지속 가능성’ 등의 단어가 흔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사용하는 이와 같은 문구들이 어촌 현실에서 실천 가능한 정책으로 제시되는지는 다른 문제다. 이러한 해양환경 변화와는 별개로, 지난 2년은 우리 어촌사회의 또다른 고질적 문제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노동력 부족이다. 이제까지 어촌의 부족한 일손을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의 손을 빌려 해결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이들이 입국하지 못하면서 구멍이 뚫려버린 것이다. 그나마 일을 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한국인 숙련노동자와 동일한 금액을 요구하거나, 웃돈을 얹어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에서 빚어지는 부딪침은 물론 노동조건과 임금을 둘러싼 한국 어민과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의 새로운 갈등은 어촌사회의 불안한 현재를 대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어촌의 지속 가능한 삶의 정도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최근 국제사회가 도전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환경과 책임수산물 생산을 위한 국제인증’ 활동을 중심으로 이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환경적·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국제인증의 원칙과 기준들은 어촌사회의 현황을 광범하게 진단해볼 수 있는 틀이며, 더 풍요로운 어촌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 어촌에서 실제 실천해나갈 만한 시도이다.

 

 

2. 지구의 82% 해양환경의 보전

 

지구는 ‘지구(地球)’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전체의 82%가 바닷‘물’, 즉 해양이 차지한다. 해양의 지속 가능성 문제는 최근 급속히 부각되고 있다. 바닷속 해양자원은 고갈되고, 생물들은 쓰레기와 플라스틱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바다를 이용하며 살아가는 어민들에게 해양 쓰레기나 생물종 위기는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지 않는 한 그다지 중요한 문제로 와닿지 않는다. 그러나 바닷물의 산소 농도가 줄어드는 ‘빈산소수괴’의 잦은 발생, 먹이 부족 등으로 인한 양식수산물 폐사1와 수확량 감소 등 해양환경 악화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 전세계 해양의 30%가 연안 서식지 훼손, 불법 어업 및 남획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해양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의 하나로 유엔은 2015년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의 14번째 항목으로 ‘대양, 해양 및 해양자원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채택했다. 이러한 ‘SDG 14’는 해양환경 및 자원 보전을 위해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성취해야 할 공동 목표이며, 각국의 지속가능발전전략 중 해양 정책의 중요한 근간이 된다.2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4년 세계공원총회에서 전세계가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시급히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3.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에서 각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체 육상의 17%, 해양의 1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자는 ‘생물다양성 목표’를 채택했다. 그러나 2022년 7월 현재 전세

  1. 2020년 여름 경남 진해만 일대의 빈산소 발생으로 지역의 굴·홍합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가 일어난 사례가 대표적이다.
  2. 박수진·최석문·김대경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법제연구: 해양』, 한국법제연구원 2018,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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