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한반도 핵전쟁, 가능한 상상과 불가능한 대책

 

 

문장렬 文章烈

전 국방대 교수. 공저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대응』 『문답으로 알아보는 군사과학기술』 등이 있음.

jnmoon@hotmail.com

 

 

1.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과 핵전쟁 위험성

 

2017년 11월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전쟁 위기까지 치닫던 대결 상황은 급반전해 2018년 남북미 사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합의되었다.1 그러나 이듬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비핵화 추진 협상이 중단되었고, 이후 수년간 이어진 남북관계 파탄 속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의 안보 상황에서 2022년 최근에 나타난 중요한 변화는 핵전쟁 위험성의 증가라 할 수 있다. 1월 말 노동당 정치국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2는 미국과 남한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고 그동안 유지해왔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대한 모라토리엄(moratorium, 유예)의 폐기 검토를 지시했다. 북한은 3월 24일, 5월 4일, 11월 3일에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행에 옮겼으며, 한미일 정부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추가 핵시험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 윤석열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힘을 통한 억제’라는 기조 위에서 전력 증강과 연합훈련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전력 증강에서는 문재인정부 때 다소 늦추어졌던 ‘3축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3 금년 8월 하순 기존 정례 훈련의 명칭을 ‘을지자유의방패’(UFS)로 바꾸고 규모도 늘려 ‘정상화’한 것을 시작으로 한미연합훈련이 강화되었으며, 9월 26~30일에는 미국의 전략자산인 로널드 레이건호를 포함한 항모강습단이 동해에서 전개해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은 9월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정책 법령’을 채택했다. 핵무기를 특정 조건하에 실제 작전적 목적에서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은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으로 나타났다. 10월 12일에는 추가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후로도 한미의 통상적인 훈련에 대응해 포사격 훈련 등을 실시했다.4 주목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훈련을 직접 지도하면서 “대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며 “핵전투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상응한 군사적 대응조치를 강력히 실행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후 한미연합공군 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실시되던 11월 2일, 남북한 모두 동·서해 완충구역에 포탄과 미사일을 다량 발사함으로써 2018년의 ‘9·19 군사분야 남북합의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으며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되었다.

한편 유라시아대륙 반대편에서도 핵전쟁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9월 말 주민투표를 통해 점령 중인 우끄라이나 돈바스 지역을 정식 영토로 편입시켰다. 이제 러시아에게 이 지역에 대한 외부의 공격은 ‘논리적으로’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이 된다. 뿌찐(V. Putin)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영토를 지킬 것”이라면서 핵무기 사용을 암시하고 있다. 만일 뿌찐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한다면 이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든 그 유탄이 한반도로 날아들 가능성이 있다. 암묵적 합의로 유지되어온 핵무기 불사용의 빗장이 풀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윤석열정부는 군사적 수단과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통한 억제 논리에 매몰되어 있다. 억제가 실패할 경우의 후과에 대한 정책공동체의 진지한 논의는 물론 대중의 관심도 찾아보기 어렵다.5 이 글에서는 한반도 핵전쟁의 위험성을 요인과 피해 측면에서 살펴 인식을 공유하고, 예방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 핵전쟁 가능성, 어디서 어떻게 고조되는가

 

(1) 북한 요인

한반도 핵전쟁의 위험 유발 주체는 핵능력을 보유한 북한은 물론 남한과 미국, 그리고 한미연합을 아우른다. 우선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미국 의회보고서는 언론보도와 정보기관들의 분석 등에 근거해 북한이 약 60개의 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6 여기에는 2016년 1월의 4차 시험과 2017년 9월의 6차 시험에서 사용한 수소폭탄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위력은 최대 300킬로톤 정도로 평가된다. 운반체로는 단거리부터 대륙간까지 다양한 사거리(射距離)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배치했고, 핵추진 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실제 핵전쟁의 발생 위험을 고조시킬 만한 요인은 무엇일까? 이는 최근의 북한 핵정책 법제화 내용에 근거해 판단할 수 있다. 2022년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7차 회의 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라는 법령이 채택됐다. 법령은 “전쟁 억제가 실패하는 경우 적대세력의 침략과 공격을 격퇴하고 전쟁의 결정적 승리를 달성하기 위한 작전적 사명”에 핵무기가 사용된다고 규정했다(1조 2항). 또한 “국가 핵무력에 대한 지휘통제체계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방안에 따라 (…) 적대세력을 괴멸시키기 위한 핵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된다”고 했다(3조 3항).

법령에 명시된 핵무기 사용조건 5가지(6조)는 다음과 같다. ①(북한에 대한) 핵무기 또는 대량살육무기 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②국가지도부와 국가 핵무력 지휘기구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 및 비핵 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③국가의 중요 전략적 대상들에 대한 치명적인 군사적 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④전시 군사작전상 불가피할 경우 ⑤기타 국가의 존립과 인민의 생명 안전에 파국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불가피할 경우.

이처럼 북한의 핵정책은 자체적 판단에 근거한 선제적 핵사용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한국이든 일본이든 미국과 연합해 북한을 공격할 경우 핵공격의 대상이 됨을 천명했다. 특히 남한 단독 또는 한미연합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북한이 오히려 ‘선(先)선제적’ 핵공격을 감행할 위험성도 있다. 요컨대, 핵이든 비핵이든 외부의 중대한 공격을 받거나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경우 북한은 ‘법대로’ 핵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정책을 법령으로 대내외에 공포하면서 ‘자동적인 핵공격 단행’이라는 조항까지 명시한 것은 다른 핵보유국들과는 차별되는 행보다. 이는 마치 치킨게임(두 운전자가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무모한 담력 다툼) 중 상대가 보는 앞에서 운전대와 브레이크 페달을 떼어내 던져버린 것과도 같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안으로는 인민들에게 지도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 전사회적 각오를 촉구하고, 밖으로는 상대국들이 그러한 의지를 알고 도발을 자제해줄 것을 ‘간청’하는 측면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한다.

 

(2) 남한 및 미국의 독자적 요인

핵무기를 직접 보유하거나 사용할 수는 없다 해도 남한은 위험 유발 주체이다. 만일 남한 단독으로 북한에 대한 참수작전이나 지휘부 및 원점 타격을 결행하면 북한이 핵무기로 대응공격을 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남한의 선제타격을 예방하기 위해 북한이 먼저 핵공격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남한이 현 한미연합 지휘체계(전시작전통제권)를 무시하면서 독자적으로 대북 군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한편 최근 한국의 핵무장론이 일각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다는 것도 위험 유발 요인이다. 물론 미국과 국제사회의 반대, 경제 제재, 기술과 비용 등의 문제를 생각건대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반론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핵무장이 이루어진다면 남한의 독자적 핵전쟁 유발 요인이 크게 증대할 것이다.7

미국의 독자적 요인은 남한의 경우보다 더욱 크다. 미군 또는 미국 영토에 대한 북한의 핵사용이 임박할 경우 선제공격을 단독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재래식 타격으로 시작하겠지만,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이 임박하거나 시행되면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8 북한의 핵무기 및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전력화 등의 추이를 평가해오던 미국이 선제타격에 앞서서 더 적극적인 예방공격을 감행할 가능성도 떠올려봄직하다.9 그것이 재래식 수단을 통한 예방공격이라 해도 규모와 성격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대응을 유발할 수 있다.

 

(3) 한미연합 요인

북한 핵에 대한 대응은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의 틀 내에서 이루어진다.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공식적 협의기구로서 2016년부터 개최됐고, 문재인정부 때 소강상태로 있다가 윤석열정부 들어 2022년 9월 16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후 그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현재 한미 양국은 평시 정보교류부터 무기체계 획득과 운용, 작전 및 전략에 이르기까지 북한 핵에 대해 사실상 하나의 정부나 군대처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연합 전력과 전략은 북한 핵위험 요인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지만, 전략무기 배치운용이나 선제타격 운운 등 북한으로서는 ‘도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행위들이 핵전쟁의 유발 요인이 될 수도 있다.

 

 

3. 한반도 핵전쟁 시나리오와 피해 예측

 

(1) 핵폭탄의 위력과 폭발 피해

핵전쟁의 피해는 얼마만큼일까? 어떠한 핵전쟁 시나리오를 상정하든 핵폭탄 1개가 폭발할 경우를 기초로 해서 피해를 예측해볼 수 있다. 핵폭탄의 위력은 통상 TNT(Tri-Nitro Toluene)라는 폭약의 당량(equivalent)으로 표기된다.10 보통 15킬로톤 위력의 핵폭탄을 ‘기본탄’이라 하는데, 히로시마에 투하된 폭탄이 여기 해당한다. 그 이하의 위력은 ‘전술핵무기’로 분류하고, 그 이상 메가톤 급은 ‘전략핵무기’라 칭한다.

핵폭발의 물리적 파괴력은 광속에 가까운 핵반응 생성물의 운동에너지로부터 폭풍(약 50%)과 열(약 35%)이 발생하고, 강력한 감마선을 포함한 전자기펄스(EMP)11 및 기타 방사능(약 15%)이 발생하는 데서 기인한다. 기본탄의 폭풍과 열은 폭발 원점(지상 1킬로미터 기준)으로부터 반경 1킬로미터 내의 인명과 구조물을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파괴하며, 지형과 구조물의 견고성에 따라 수 킬로미터 내에 치명적 피해를 준다. 상공 수십~수백 킬로미터에서 폭발하더라도 EMP의 지향성에 따라 인명 살상과 함께 전력 송배전체계와 전자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다.

핵발전소의 구조물과 전력 공급체계를 공격할 경우에도 그 피해는 심각하다. 핵반응로 제어가 중단되어 노심 용융과 핵물질 유출이 발생하고, 이것이 반경 수십~수백 킬로미터의 넓은 지역을 오염시키면서 2차 피해를 일으킨다. 다수의 메가톤급 폭발이 일어날 경우에는 지상의 분진이 대기 중으로 퍼져 방사능 오염이 범지구적으로 확산되고, 태양빛을 차단하거나 흡수하여 소위 ‘핵겨울’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역사적 사례는 오직 두가지뿐이다. 1945년 히로시마는 13킬로톤 우라늄탄 투하로 인구 35만명 중 13만명(37%)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나가사끼에서는 20킬로톤 플루토늄탄에 의해 인구 27만명 중 7만명(26%)이 사망했다. 이후 1950년대까지 피폭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람만 최소 10만명이라는 평가도 있다. 폭발 피해 예측은 이 히로시마·나가사끼 사례를 참고하고 여러 핵시험 자료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기초해 이루어진 것으로, 적어도 과장하지 않고 도출한 추정치들이다. 최근에는 핵폭발 피해 추정을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정교해지고 인터넷에도 여러가지 방식으로 공개되고 있는데, 예컨대 300킬로톤 핵폭탄이 뉴욕 맨해튼에서 폭발할 경우 80여만명이 즉각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12

 

(2) 시나리오들의 기반여건: 정치군사적 긴장 고조

핵전쟁은 사전에 정치군사적 긴장의 상승(escalation)과 ‘결단력의 경쟁’(competition in resolve) 단계를 반드시 거친다는 것이 핵전략에서 하나의 정리(定理)이다. 한반도 핵전쟁 발발 시나리오를 검토할 때도 마찬가지다. 불행히도 지금 일반적인 정치군사적 상황의 악화를 포함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반여건의 조성이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그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북한과의 대화 부재 상태에서 남북 및 북미 간의 불신이 증대한다. △남북미의 핵공격 및 대응전력 증강으로 군비경쟁이 가속된다. △한미 및 한미일 연합훈련이 확대 강화되고 한미일 대 북한의 첨단 고성능무기 시험과 군사 시위가 증대한다. △휴전선 일대 또는 동·서해에서 소규모 군사 충돌과 일시적 봉합이 반복된다. △상대의 ‘정상적’ 행동에도 과도한 의혹과 우려를 표명하고 상호 비난과 위협이 고조된다. △각국 지도부의 전쟁의지 고취, 국민의 대외 적대감 증대 또는 안보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등 내부 분위기가 악화한다.

 

(3) 제한 핵전쟁

핵전쟁 위기관리 실패는 긴장의 상승 과정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다. 그 경우, 인간의 이성이 완전히 소진되지 않는다면, 전면 핵전쟁이 아닌 소규모 핵공격을 교환하는 제한 핵전쟁의 발생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

대략적인 시나리오 진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상황 악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되면서 북한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표한 후 준비 행동에 돌입하고 한미도 구체적인 군사적 대응조치를 준비한다. ②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한미가 북한 지휘부와 ‘도발 원점’에 재래식 선제타격을 실시한다. ③북한은 이에 대응해 먼저 남한의 소도시나 비거주지역에 핵무기 1~2개로 공격을 결행하고, 한미는 북한에 대해 대규모 재래식 공격으로 응징보복한다.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이 예상되면 미국도 북한에 소규모 핵공격을 실시할 수 있다.13 ④전면전으로의 확대를 피하기 위해 미북 고위급이 접촉하고 유엔과 중국 등이 중재에 나섬으로써 사태가 종결된다.

이 시나리오는 한미의 대북 선제타격이 없다면 실현되지 않는다. 또한 북한도 미국도 확전을 원치 않고 합리적 행위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다면 남한만 핵공격을 받고 북한은 괴멸적 수준의 재래식 공격을 받거나 상황에 따라 같은 수준의 소규모 핵공격의 교환으로 종결될 수 있다.

하지만 제한 핵전쟁이라 할지라도 일단 핵무기가 사용됨에 따라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대규모 지상작전이 실시되지 않고 산업시설과 인구의 가공할 만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유·무형의 경제적·사회적 피해는 피할 수 없다. 규모에 관계없이 핵무기 사용 자체만으로 사회적 공황 발생, 경제활동 마비, 대외신인도 폭락, 외국인 철수, 무역 중단, 물가 폭등, 사회 혼란 등이 야기될 것은 확실하다. 정부는 계엄령과 동원령을 발동하고,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국가의 행정과 국민의 삶은 전시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설사 북한이 남한의 영토를 직접 공격하지는 않는다 해도 북측 공역에서 남측을 향한 핵전자기펄스(NEMP)탄을 폭발시킨다면 수도권 및 남한 중부지역의 전자통신체계가 마비될 것이다. 국가의 지휘 및 행정 체계에 치명적인 물리적 타격을 받고 국민의 불안과 불편도 극대화될 것이 뻔하다.

제한 핵전쟁 피해의 복구는 파괴 대상과 수준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될 것이며 전쟁 이전의 국가경쟁력과 경제 순위를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세월이 걸릴 것이다. 남북한 사이와 남한 내부에서 전쟁 책임 공방이 심화하고 상호 반목과 반감이 더 강력히 고착화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한번 ‘문턱’을 넘어본 셈이 되므로 핵전쟁 가능성이 오히려 더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정치적·군사적·경제적으로 더욱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요컨대,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이 북한은 말할 것 없고 남한도 후진국으로 전락한 상태에서 피해와 고통만 감내해야 할 것이다.

 

(4) 전면 핵전쟁

제한 핵전쟁이 종결되지 않고 위기가 계속 상승하면서 ‘임계점’을 지나면 전면 핵전쟁으로 비화할 것이다. 한미의 대북 선제타격 규모와 내용에 따라 제한 핵전쟁 단계를 거치지 않고 미국의 군사기지를 포함한 영토까지 핵공격을 당하는 전면 핵전쟁이 곧장 발발할 가능성도 있다.

전면 핵전쟁으로의 이행 시나리오는 상세히 기술할 필요가 없다. 그 자체가 하나의 최종단계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공멸의 길을 선택한 이상 보유한 모든 핵무기를 사용해 남한, 미국, 일본을 공격할 것이다. 미국의 공격 역시 북한의 지도부와 군사지휘부, 평양을 포함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하여 무제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전면 핵전쟁은 초기 대규모 핵공격의 교환을 의미한다. 북한이 보유한 전술 및 전략 핵무기, 핵전자기펄스탄 등이 총동원될 것이다. 미국의 핵무기도 비슷한 규모로 북한 지역에 투하된다고 가정하면 좁은 한반도 지역에 50개 이상의 핵폭탄이 폭발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피해는 개전 초에 발생할 것이다. 즉 군인과 민간인의 대규모 인명 피해다.14

남북한의 주요 도시들이 핵공격으로 파괴되고 방사능으로 오염되면 병력이 동원되는 군사작전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지역 점령 역시 무의미해진다. 가령 개전 초에 북한이 휴전선 가까운 지역의 주요 (북진)접근로에 핵지뢰를 폭발시켜 직접적인 군사적 피해 또는 지역 핵오염을 유발하면, 한미연합군의 북진이나 기타 군사작전은 제대로 실행되기 어렵다. 따라서 가능한 전쟁 수단은 오직 미사일만 남게 된다. 북한 지휘부는 중국이나 러시아로 망명할 것이며 중국은 병력이 아닌 장거리미사일로 북한을 지원할 것이다. 주한미군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미국 국민의 탈출작전(NEO, 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지상군 파병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대규모 군사작전 개입은 자국의 여론에 따라 불가능할 것이고 온갖 미사일만 한반도 상공에서 난무할 것이다. 이 전쟁에 시작은 있으나 끝은 없다. 끝낼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더이상 파괴할 것이 남지 않게 되었을 때 비로소 멈출 것이다.

남북한은 전사회적 완전 마비상태가 될 것이다. 전기, 상하수도, 교통, 통신, 경제, 금융, 무역, 산업, 보건의료 등 거의 모든 체계가 붕괴된다. 전쟁 발발 며칠 후부터는 가장 고통스러운 질병과 기아로 사망자가 급증할 것이다.

핵발전소에 대한 공격이 불러일으킬 피해도 막대하다. 만약 북한이 남한 23개 핵발전소의 절반 정도에 대해서만 핵공격을 감행하더라도 남한의 국토와 영해는 핵폭발뿐 아니라 기능을 상실한 핵발전소에서 방출되는 냉각수로 인해 오염될 것이다. 일본 후꾸시마 사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고준위 핵방사능으로 동·서해는 죽음의 바다가 되고 한반도는 사실상 불모지화할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피해는 한반도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으로 전세계가 핵공포에 진입하고 국제경제는 일시적 마비에 가까운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한국과의 경제 협력이 자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동남아 국가들은 더 큰 중장기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 인류사의 가장 참혹한 한 페이지가 되겠지만 그것을 읽을 한국 국적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4. 대비책이냐 예방책이냐

 

자연재해는 대비해야 하고 안전사고는 예방해야 한다. 일반적인 분쟁이나 전쟁 역시 예방도 하고 대비도 해야겠지만, 핵전쟁은 일단 발발하면 대비책이 사실상 무의미하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핵전략은 양자 간 정치군사적 관계 측면에서 보면 소위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통한 억제(deterrence)였다. 이는 패배와 공멸에 대한 두려움, 정치적 자존심, 심리게임과 비용 대 효과에 대한 수학적 분석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략이다. 이러한 이성적 접근만으로는 균형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미소 양국은 냉전 기간 줄곧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위기를 관리해왔다.15 억제전략과 함께 군비통제 이론과 제도가 ‘발달’하게 된 이유이다.

핵전쟁 위험성에 관한 한 한반도 상황은 모순적이다. 정치적·군사적·경제적 영향력을 압도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주변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핵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대 쌍방은 ‘강 대 강’ 대결을 심화함으로써 핵전쟁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억제전략이 예방적 기능을 가지려면 군비통제와 결합해야 함에도 그에 대한 진지하고 실질적인 노력은 거의 없다.

억제를 명분으로 한 군사력 강화는 과연 그를 통해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입증하기도 어렵고, 실제 핵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반증하기도 어렵다. 정치논리가 횡행하는 이유이다.16 다만 그 과정에서 치러야 할 비용이 막대함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남북한은 군비경쟁으로 많은 돈을 들여 더 큰 위험을 사는 딜레마를 안고 살아야 한다. 둘째, 한국의 대미 의존성이 심화하고 주변 강대국의 전략적 이익에 남북한이 이용당하고 희생될 수 있다. 셋째, 남북관계의 회복 및 한반도 공동체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의 실현이 불가능해진다.

현실적으로 핵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논의한 시나리오의 일반적 여건들을 가능한 것부터 제거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군사적 긴장 고조를 피하는 것이다.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충분한 국방능력을 갖추고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안보와 국방 정책은 궁극적 목표인 국가이익에 복무해야 한다.

한국의 국력과 군사력, 한미동맹 등을 고려할 때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제력은 충분하다. 따라서 한미가 선도적으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 우선 핵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3축체계를 재조정해야 한다. 이것은 남한 단독으로 할 수 있다. 킬체인 축에서 선제타격 개념을 버리고 감시정찰 능력은 계속 제고하여 국가 위기관리체계를 군사정보 차원에서 뒷받침한다. 미사일방어체계는 명실상부하게 한국형으로 구축하고 사드(THAAD)는 주한미군 방어에 국한한다. 이로써 군사적 효율성 일부를 희생하는 대신 중국과의 관계가 더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한다. 대량응징보복 축에서도 참수작전 부분을 삭제하고 ‘비례적’ 대응을 기본으로 하여 조기에 위기 수습과 평화 회복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한미연합훈련 역시 같은 목적 아래 근본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선 훈련의 근거 문서인 ‘연합작전계획’의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40년 넘은 작전계획의 기본 전제는 북한의 남침에 의한 재래식 전면전으로, 한미연합군이 북한 지역을 점령 수복하여 군정을 실시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북한이 규모 및 방식과 무관하게 연합훈련에 극도로 반발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목표로는 핵전쟁에 대한 대비는 물론 예방도 못할뿐더러 재래식 전쟁에 관해서도 그 유효기간이 지났다. 새로운 평화시대 작전계획의 목표는 위기관리와 침략 격퇴 후 조속한 평화 회복으로 명확히 설정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훈련 방식도 최소 규모의 기동과 사격 연습을 한미가 각자 실시하되 별도로 ‘(가칭)연합 정치군사 위기관리 협의체’를 가동하여 협력 채널을 유지하는 방안을 구상해봄직하다. 이 경우에도 물론 한반도 역외에서의 통상적인 한미 또는 다국적 연합훈련은 그대로 실시해 높은 수준의 연합작전 역량은 계속 발전시킬 수 있다.

 

 

5. 근본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기

 

한반도 핵전쟁 위험성은 한마디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사실 자체와 그것을 사용할 가능성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가 사실상 ‘북한 비핵화’를 의미하는 ‘선 비핵화, 후 평화’로 논의되는 밑바탕에는 그것이 성공하면 핵전쟁 위험성은 자동적으로 소멸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북한 비핵화를 점점 더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한미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억제책으로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2022년 끝자락에서 핵전쟁 위험성은 오히려 증대하고 있다.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늘 주장하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 철회’는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수사(rhetoric)가 아니라 ‘실존적 위협’에 대한 공포의 표현이다. 이 공포가 핵무기를 통해 또다른 공포를 낳아 불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핵전쟁 위험성을 제거하는 작업은 북한의 공포감을,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포기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그것을 평화의 전제조건으로 고착시키면 평화도 비핵화도 불가능하다. 사실 근본적으로는 평화가 비핵화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 만일 북한과 미국이 일체의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대화를 시작하여 결국 수교에 도달한다면 그 과정에서 북한의 핵무기는 점점 쓸모없어질 것이다.17 미국이 인도와 파키스탄으로부터의 핵공격을 우려하지 않고 스페인, 독일, 이딸리아가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를 두려워하지 않듯이 남한은 북한의 핵무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마침내 북한의 핵무기들이 ‘사명을 다하고’ 해체되고 그에 필요한 비용을 국제사회가 기꺼이 부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초보적 상상력만 동원해도 핵전쟁이 한반도 공동체를 공멸에 이르게 하리라는 점을, 거기에는 어떤 대비책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무리 가능성이 작더라도, 결과가 끔찍하더라도, 공동체의 명운에 관한 문제는 책임있는 정책결정자들은 물론이고 깨어 있는 시민들이 진지하게 살펴보고 ‘총력 예방’에 나설 필요가 있다. 앞에서 논의한 3축체계와 연합훈련의 재조정 등 군사적 문제를 넘어 민족과 지역 차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1. 북한의 핵개발과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대한 약 30년 역사의 정리는, 예컨대 조성렬 『한반도 비핵화 리포트: 포괄적 안보-안보 교환론』, 백산서당 2019 참고.
  2. 북한은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한 바 있다.
  3. ‘3축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탐지하여 선제타격으로 무력화하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이 포함된 대량응징보복 등 일련의 군사조치들로 이루어져 있다. 향후 5년간 3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 공개되었으며 이는 이전의 7년간 14조원이 집행된 것에 비해 약 3배 증가한 것이다. 「군, ‘北핵·미사일 대비’ 3축체계에 5년간 30조 투입 계획」, 연합뉴스 2022.10.21 참조.
  4. 북한은 주한미군이 10월 13일 실시한 다연장로켓탄(MLRS) 발사 훈련을 비난하면서 이튿날 동·서해 ‘완충구역’ 내로 총 390여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이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한다는 2018년 ‘9·19 군사분야 남북합의서’ 제1조 2항 위반이다.
  5. 2017년 ‘핵전쟁 위기’에도 한국 국민의 무관심과 무감각은 깊었다. 이에 대해 해외에서 보고 느낀 바를 술회한 글로는 김누리 「북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 한겨레 2022.10.18 참고.
  6.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and Missile Programs,” IN FOCUS,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2020.7.14 참조.
  7.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김규원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한국 핵 무장을 둘러싼 4가지 쟁점」, 『한겨레21』 2022.10.23 참고.
  8. 미 국방부는 ‘2022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미국이나 동맹국이 북한의 핵공격을 받게 되면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2022 Nuclear Posture Review, U.S. Department of Defense 2022, 12면 참조.
  9.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은 적의 공격이 임박하고 확실시되면 먼저 공격하여 무력화하는 것이며 예방공격(preventive attack)은 임박하지 않더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미리 ‘예방적으로’ 공격하는 군사행동이다. 선제타격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예방공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인 침략행위다.
  10. TNT 1톤의 폭발 에너지는 약 42억 줄(Joule) 또는 10억 칼로리(calorie) 정도이다. 지상에서 1킬로그램의 무게를 1미터 들어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약 9.8줄이다. TNT 1톤의 폭발 에너지는 대략 10만톤의 물체를 지상에서 4미터 들어 올릴 수 있다. 이를 열량으로 환산하면 물 1천톤의 온도를 1도 올릴 수 있는 수준이다. 기본탄이라 할지라도 탄두중량 1톤 내외의 재래식 탄도미사일 15,000발에 해당하는 폭발력을 가진다.
  11. electromagnetic pulse. 핵무기 폭발시 다량의 감마선(gamma ray)이 발생하고 2차적으로 강력한 엑스선(X-ray)과 여타 전자기파들이 순간적으로 유발된다. 이 전자기파 에너지는 생물세포 파괴는 물론이고 전자장비에도 과전류를 일으켜 영구적으로 파손시킬 수 있다.
  12. 대부분의 도시에서 인구 대비 사망률이 1945년 일본 사례보다 적게 나오는 것은 주로 지형과 현대적 구조물의 견고성에 기인하며, 핵폭발 위력과 피해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수십만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은 가공할 만한 일이다. 도시별 핵폭발의 피해 예측에 관해서는 핵과 기후위기 관련 논의를 다루는 비영리 매체 ‘아웃라이더’의 홈페이지 참조(https://outrider.org/nuclear-weapons/interactive/bomb-blast).
  13. 여기서 핵공격은 선제타격이나 미사일방어로 무력화되지 않은 핵무기가 최종적으로 목표를 타격한다는 것을 가정한다. 또한 제한 핵전쟁에서는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지 않는 한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사용량이 더 커질 수 있다.
  14.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기 전인 1994년 당시 미국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밀타격 계획을 수립했다가 폐기했던 이유로 “북한의 반격으로 수천명의 미군, 수만명의 한국군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할 가능성”을 들었다. Ashton B. Carter and William J. Perry, “Back to the Brink,” The Washington Post 2002.10.20 참조. 또한 2017년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할 당시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는 북한에 대한 (핵)공격을 실행하면 수백만명이 죽을 것으로 판단했다. Bob Woodward, Rage, Simon&Schuster 2020, 71~72면 참조.
  15. 우끄라이나사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뿌찐이 핵무기 사용을 암시하고 나토가 연례 핵전쟁 대비 훈련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국방장관들 사이에 전화통화는 계속되었다. 「핵전쟁 위협 속 미·러 국방 통화…“오해 해소 중요”」, 연합뉴스TV 2022.10.22 참조.
  16. 정치논리의 근저에 하나의 신념체계가 자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핵무기의 억제는 오직 핵무기로만 가능하다는 것과 북한은 평화공존이 불가능한 집단으로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앞에서 논의한 독자적인 핵무장론과 함께 거론되는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그것을 한미가 공동으로 운영하자는 소위 ‘핵공유론’ 등 실현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한 주장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다.
  17. 미국외교협회 리처드 하스(Richard Haass) 회장은 최근 “미국, 한국, 일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는 유지하되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의 핵무기·미사일 시스템을 제한하는 군축 제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북한의 요구를 인정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Richard Haass, “The New Nuclear Era,” Project Syndicate, 2022.10.1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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