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제2회 창비신인시인상 당선작

 

안주철 安舟徹

1975년 강원 원주 출생. 배재대 국문과 졸업. 현재 원주 불휘문학회, 배재대 문향 동인. rire010@empal.com

 

 

제2회 창비신인시인상 당선작

흉측한 길 외 4편

 

 

아침부터 그 흰 개는 길을

깨물고 놔주지 않았다

길 옆 화단의 잡초와 시간을

뽑고 있는 노인들은

잠깐씩 그 흰 개를 바라보고

아카시아 꽃잎은 바람이 불 때마다

아주 먼 곳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떨어지기 전

향기를 잃은 꽃잎은

쉽게 남들의 일이 되는 법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트럭이 그 흰 개를 밟고 지나갈 때

그 흰 개는 털을 세우고

길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잠시 속도를 줄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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