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대산_시_fmt

김종연 金鍾延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부 1학년. 1991년생.

rlawhddus2@hanmail.net

 

 

 

리사이클

 

새벽에 부음을 들었습니다 거짓말입니다 의사는 죽은 지 백년이 넘은 환자의 예를 들면서 자신이 죽었다고 믿게 되는 것도 하나의 증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죽은 지 백년이 지났지만 이렇게도 살아 있습니다

 

몸이 다시 사는 것을 부활이라고 한다면 영원히 사는 것은 증상입니다만 저는 제 손으로 시신을 몇번이나 수습한 적이 있습니다 운명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보았지만 깊은 퇴폐의 밤을 보내도 범해지지 않는 삶이었습니다 무언가 저를 이토록 아름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이가 있는 창부가 아이를 생각하다 절정을 맞게 되는 것처럼 다 잃고 조금 구하는 일입니다 사랑 없이도 저를 흔드는 비밀은 거의 다 보고 나서야 재방송인 걸 깨닫게 되는 판타지입니다 여자는 이미 낳아버린 아이를 안고 자주 저울에 올라갑니다

 

백년 후의 제가 누워 있는 작은 방 안에서 체념할 수도 있는 인생이 아직도 몸을 쓸어주고 갑니다 이 새벽의 몰락과 부흥을 동시에 바라면서 하룻밤 만에 부활하고 이틀을 기다린 여자가 되어

 

너는 내가 죽었다는 말에도 눈 하나 깜작이지 않는구나 백년 전에 죽은 아이가 백년 후의 거짓말 때문에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해방촌

 

 

해방 이후전쟁놀이 하는 아이들

멀쩡한 다리를 절어대면서 나 잠깐 죽고 다시 태어날게 죽는 척을 하고는 금방 일어나 작대기를 휘둘러대는 병신 같은 놀이…… 재미있어 보인다

 

늙은이들은 벤치에 앉아 취해간다 술과 담배가 중독은 아니었지 나는 무엇에든 중독되었을 것이다 늙은 부인과 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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