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최초, 또는 ‘최후의 시작’을 위한 진리

G. 포이어스타인 외 『최초의 문명은 고대 인도에서 시작되었다』, 사군자 2000

 

 

이옥순 李玉順

숭실대 강사, 인도사

 

 

어느날 명상하는 성자의 눈앞에 내세가 섬광처럼 지나갔다. 성자는 곧 제자를 불렀다. “난 곧 죽어서 돼지로 환생한다네. 저기 마당에서 쓰레기를 뒤지는 암퇘지의 네번째 새끼로 태어날 거야. 이마에 표시가 있어서 금세 알아볼 걸세. 내가 나오면 날카로운 칼로 죽여주게나. 돼지로 살고 싶진 않네.” 제자는 슬펐지만 그러마고 대답했다. 곧 성자는 죽고 돼지는 새끼를 낳았다. 과연 네번째로 나온 새끼돼지의 이마에는 붉은 줄이 그어져 있었다. 며칠 후 제자가 새끼돼지를 죽이려는 찰나에 갑자기 외마디 소리가 들렸다. “잠깐, 날 죽이지 말게!” 새끼돼지는 깜짝 놀란 제자에게 말을 이었다. “날 내버려두게. 자네에게 부탁할 때는 돼지의  삶을 몰랐어. 막상 돼지가 되어보니 아주 좋네. 그냥 돼지로 살 테야.”

이 이야기의 배경인 인도는 선입견을 가진 백인 ‘성자’, 곧 근대 서양인의 시선에 한동안 묶여지냈다. 그래서 서양인의 눈에 비친 인도, 서양인이 이해한 인도가 인도의 참모습인 줄 알았다. 마하트마 간디가 이끈 ‘진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