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38

권지연 權智娟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1. 1988년생.

dryicelip@hanmail.net

 

 

 

폭력의 역사

 

 

내 목을 매달던 밧줄에서 나던 냄새

 

내 늑골을 물어뜯을 때

너의 이빨이 부서지며

벌어진 살에서 피가 흐르는 시간

그 피가 마르고 굳어 흉터가 되는 속도로

 

연한 살무덤이 유치를 밀어올릴 때

아스파라거스에 말린 베이컨이 팬에서 익어가는 시간

그 아스파라거스에 올리브유가 배어드는 시간

 

덧바른 그림 위에서 마르는 안료

덧칠 아래서 갈라져가는 그림

 

나는 쓰레기 산 앞에 오체투지한다

너는 나의 등을 밟고 갔다

얼어서 깨지는 나의 등

부서진 나의 뼈로 레고를 맞추는 아이들

 

고마웠어

 

나한(羅)을 만나 나한에게 죽었고 조사(祖師)를 만나 조사에게 죽었고

너를 만나 너에게 세번을 마저 죽었다

나는 너를 죽일 수 없었지

너의 흰 손이 종루에 기대주었던 사다리는

내 발이 닿자마자 부서졌다

 

검은 하늘에 울려퍼지던 종소리

젖은 돌 속의 너의 목소리

오래전 불에 타

저자의 다른 글 더 읽기